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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샤마임 2014.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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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봄이 되면 화단에 꽃이 만발이다. 가장 화려한 튤립도 있고, 백합처럼 우아한 히아신스, 바람에 넘실거리는 나도바람꽃, 손톱만큼 작은 양지꽃도 보인다. 논가에 흐드러지게 핀 자운영은 어떤가. 저마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피어난다. 꽃은 찌는 듯한 여름에도 낭만적인 가을에도 핀다. 심지어 숨이 턱턱 막히는 겨울에도 꽃은 핀다. 겨울에 피는 꽃을 찾아보니 의외로 많다. 가장 흔하게 보는 동백꽃도 겨울에 피고, 게발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게발선인장 꽃, 두툼한 잎에 오목조목 피어오르는 칼랑코에, 개쑥갓도 겨울에 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꽃이 나오지 않았다. 그 꽃의 이름은 해어화(解語花)이다.


해어화는 화단이나 들녘에 피지 않는다. 사람 꽃이기 때문이다. 원뜻을 말을 알아듣는 꽃이란 뜻이지만 미인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해어화는 종종 예(禮 예의), 지(智 지혜), 현(賢 친절함)을 갖춘 ‘아름다운 여인’을 문학적으로 일컫는다. 여성이 들을 수 있는 극치(極致)의 찬사이다. 말을 알아듣는 꽃, 그것은 소통과 공감을 의미한다. 타인의 아픔을 알고, 그것을 공감하며, 불쌍히 여기줄 아는 여인을 뜻한다. 


시기와 질투의 화신이 된 여성이 아니라 성 프란체스코의 기도문처럼,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다주는 여인이다. 이런 꽃을 곁에 두고 싶어 한다. 분노를 삭혀줄, 미움을 녹여줄, 다툼을 잠재워줄 해어화를 말이다. 유대인들이 사랑하는 단어가 있다. ‘첼라’인데 원뜻은 심장을 보호하는 24개의 갈비뼈이다. 유대인들은 이 단어를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사용했다. 갈비뼈에서 친구를 보았기 때문이다. 참 친구라면 갈비뼈처럼 친구를 위해 책임과 고통까지 감내한다.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려는 충직한 사람이다.


2014년 한 해도 이제 고작 23일 남았다.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아름다워졌는가. 다툼과 분쟁이 있는 곳에서 화평과 평화를 가져왔는가. 아니면 오히려 다툼의 불씨를 뿌리고, 분쟁의 이유가 되지는 않았는가.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 나는 곁에 두고 싶은 해화꽃인지 꺼리는 가시나무는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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