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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열장쓰는 힘, 사이토 다카시

샤마임 2013. 12. 20.

원고지 10장쓰는 힘

사이토 다카시 / 루비박스





촌스러움의 극치다. 가볍기도 지독하게 가볍다. 처음 드는 생각 '뭐 이런 책이 있어' 그랬다. 그것은 처음 드는 생각이지 계속 드는 생각은 아니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고개가 끄덕여진다. 다만 반복이 많아 약간 지루함은 있다. 그러나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글쓰기를 배우고 싶은 이들이라면 새겨들어야 한다. 처음엔 힘들고 어렵지만 따라서 가다보면 절로 글쓰기가 될 터이니 말이다.

 

저자인 사이토 다카시는 일본에서 정평이 난 다작가이고 독서가이다. 그의 책은 심오한 깊이는 없지만 실용적이고 생각의 가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좋다. 수년 전에 읽었던 <독서력>이란 책도 탁월한 깊이는 아니지만 독서의 힘이 무엇인지 깔끔하게 정리해준 책이다. 작년에 나온 <타임 콜렉터> 역시 같은 맥락에서 매우 실용적이다. 이번 책도 역시 탁월한 깊이는 아니지만 글을 쓰는 이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누군가는 '이 책은 목차만 읽어도 된다'고 했다. 연역적 방법론을 기술한 탓이다. 신문기사나 논문 등이 이런 방법을 쓴다. 이 책 역시 그 방법을 쓰고 있다. 그러니 목차를 주의해서 읽기를 바란다. 몇 가지만 소개해 보자. 크게 구분하지 않고 임의대로 나열해 본다.

쓰는 것은 스포츠다. 글쓰기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 쓰기 전에 생각한다. 사고력을 기른다. 인용능력을 기른다. 주관적인 것을 쓴다. 생명력은 문체에서 나온다. 자신의 포지션을 정하라. 자극을 받으면 독창성이 생긴다.

 

이 책을 읽어보지 않는 사람이라면 위의 목차들이 가진 의미들을 분명하게 짚어낼 수는 없다. 그리 비싸지 않으니 사보기를 권한다. 출판사도 살려야하고, 자신의 문장 실력도 늘려야 한다면 말이다. 이 책의 주제는 하나다. 운동에 근육이 필요하듯 글쓰기도 생각의 근육이 있어야 한다. 이것을 위해 운동선수가 날마다 연습하듯 글쓰기도 날마다 조금씩 연습해야 한다. 매일 틈틈이 연습하면서 글쓰기 양을 늘이다보면 책 한 권 쓰기는 절도 된다는 말이다. 직접 인용해 보자.

 

예를 들면 책 한 권은 보통 원고지 삼백 장 정도로 되어 있다. 이 분량의 글을 쓰려면 하루 열장씩 써도 삼십일이 걸린다. 삼십일 동안 10킬로미터 거리를 계속 주파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마라톤 선수처럼 하루에 3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으면 열흘 만에 책 한 권을 쓸 수 있다. 이처럼 열 장을 쓸 수 있는 사람은 글을 길게 쓸 수 있는 기초적인 실력이 생겨서 책 한 권을 쓸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 진다.(14쪽)

 

어떤가. 책 한 권 쓰기 정말 쉽다. 꾸준히 연습하고 매일 쓰기를 훈련하면 가능하다. 하루에 한 장이면 일 년이면 365쪽 책 한 권이다. 자 오늘부터 도절해 볼 사람 손들어!

2013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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