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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세이 성경을 잘 읽지 않는 이유

샤마임 2013.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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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세이

성경을 잘 읽지 않는 이유

 

성경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하루에 꾸준히 읽는 한두 장 외에는 읽지 않는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하루에 2-30십장은 읽는 성경광이었다. 그런데 올 들어 교회를 옮겨 오면서 성경 읽는 맛이 뚝 떨어졌다. 이상한 생각인지는 몰라도 현재교회에서 사용하는 성경번역본은 최신판이 아니다. ‘한글개역’판을 사용하고 있다.

 

 6년 전 교회에서 한글개역을 개정개역판으로 바꾸면서 작년까지 줄 곳 사용했었다. 그런데 현재교회로 사역지를 옮기니 아직도 한글개역판을 사용하고 있지 않는가. 약간의 놀라움과 당황함이 일어났다. 아직도 구(舊)판본을 사용하고 있는 교회가 있었나 싶은 의혹까지 읽어났다. 그 뒤로 성경이 읽어지지가 않았다. 나만의 생각인가 싶어 아내에게 물어보니 역시 나와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내도 한글개역판 성경을 보면 읽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진다고 한다. 아직 다른 분들에게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보편적 생각인 듯싶다.

 

왜 그런 마음이 들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몇 가지 숨겨진 이유가 드러났다. 먼저 옛 판 본에 대한 거부감이다. 아직도 옛 판 본을 사용하는 것은 그만큼 보수적이란 뜻이고 생각이 닫혀 있다는 뜻이 틀림없다. 한글개역판을 읽어 보면 알겠지만 어려운 어휘(語彙)가 적지 않다. 읽기가 싶지 않은 것이다. 두 번째는 비실용적(非實用的)이다. 한국교회의 대부분은 개정개역판을 사용한다. 구판을 사용하는 교회가 거의 없는 탓에 이제 박물관(博物館)에서나 보게 될 성경을 아직도 사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그래서 더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세 번째는 독법(讀法)의 차이다. 다른 책과 달리 성경은 자주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구판의 내용에 익숙해져 있으면 낭독을 하거나 인용을 할 때 잘못될 수 있다. 문장에 익숙해지면 자신도 모르게 익숙한 문장으로 읽는다. 설교자라면 이런 실수는 조심해야 한다. 마지막 한 가지가 더 있다. 구판 성경은 작은 사이즈 밖에 없다. 얼마 있으면 사용하지 않을 성경을 굳이 비싼 돈을 들여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예전에 비해 시력이 낮아져 있기에 읽기가 불편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경이 손에서 멀어져 간다. 일 년 동안 읽은 성경의 장수는 500장을 정도다. 예전에 비하면 1/10정도 수준이다.

 

이런 마음이 드는 건 성경만 그런 것이 아니다. 책을 읽다가 간혹 개정판이 나오면 구판은 가격이 저렴한데도 사고 싶은 마음이 없다. 비싸지만 개정판을 사고 싶다. 실제로 구판을 구입했다 다시 개정판은 구입한 적도 몇 번 된다. 동일한 책이지만 구판보다는 신판을 사고 싶은 거다. 나만의 심리인지는 모르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성경이 잘 읽혀지지 않는다. 어쩌면 좋을까. 그냥 개정개역판을 읽을까. 아니면 한글개역판을 읽을까. 이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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