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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머리가 될 것인가? 꼬리가 될 것인가?

샤마임 2012. 11. 25.

목회칼럼

머리가 될 것인가? 꼬리가 될 것인가?



누군가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뱀의 머리가 되고 싶습니까? 용의 꼬리가 되고 싶습니까?"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질문입니다. 저는 한 참을 고민하다 뱀의 머리가 낫겠다고 대답했습니다. 대답을 하고 나서 저만의 고민인가 싶어 몇 분들에게 여쭈어보니 대부분이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낫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한국사람들의 심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용의 꼬리가 보다는 작지만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뱀의 머리가 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민족성은 연합해서 팀을 이루기보다는 홀로 뭔가를 이루는 것을 더 좋아 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 때문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몇 달 전 아들의 큐티를 검사하다가 배꼽을 잡았습니다. 제자도에 관한 본문에서 깨달은 것을 적은 부분에 이렇게 적어 놓았습니다.

"난 예수님의 꼬리가 될 것이다."



글을 읽는 순간 저는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의 꼬리???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어떻게 받아 들여야할지 몰라 그냥 웃고 만 것이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내었는지 모르겠습다. 참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글이 아닌가 생각 됩니다. 용의 머리도 아니고, 뱀의 꼬리도 아닌, 예수님의 꼬리라! 기발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마음을 울리는 글입니다. 


아들의 깨달음을 읽고 저는 나름대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나는 예수님의 꼬리가 되고 싶은가? 나는 정말 예수님의 일부로서 예수님의 마음을 온전히 따르는 지체로서 충성을 다하고 있는가를 질문해 보았습니다. 아닌 것 같았습니다. 저는 꼬리 보다는 머리이고 싶습니다. 제 마음대로 움직이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머리 말입니다. 


인류의 타락 사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신이 되고 싶어하는 교만한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생명의 계명을 주셨지만 아담은 계명에 순종하기 보다는 자신이 계명을 내리는 신이 되고 싶어했습니다. 계명을 어긴다는 것은 순종 불순종을 넘어 계명을 대하는 주체가 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타락이전의 인류는 계명을 주는 하나님이 주체였습니다. 그러나 타락은 그 주체가 인간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내가 순종하기도하고 불순종하기도 한다'는 뜻이 됩니다. 계명에 대한 주체를 완전히 변질시키는 것이 타락입니다. 꼬리가 되어야할 존재가 머리가 되어 세상을 지배하려는 탐욕의 결과입니다. 결국 머리가 되고자했던 반역은 수포로 돌아가고 비참한 꼬리가 되어 살아가야 했습니다. 죄의 종(꼬리)이 되고, 사망의 노예(꼬리)가 되어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자녀됨의 영광을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역설과 아이러니로 가득차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에서 머리가 되고 싶다면 이 땅에서 꼬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땅에서 좋이 되어야 하나님이 나라에서 왕이 됩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왕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가장 낮은 자의 삶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십자가 없이 부활 없고, 고난 없이 영광 없습니다.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이것은 지금 고생하면 나중에 복을 받게 되는 식의 대가가 아니라, 주님의 제자가 되려면 치러야할 대가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나라는 가장 높은 자가 가장 낮은 자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사랑의 나라입니다. 오직 사랑만이 영원합니다. 사랑의 나라에서 교만한 사람은 살 수 없습니다. 이 땅에서 낮은 자의 삶을 살다 천국에서 계속 낮은 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원리입니다. 그렇다고 낮은 자의 삶이 비굴하고 천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친히 종의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왜냐하면 어린 자녀들은 스스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희생과 헌신이 있을 때 자녀들은 평안과 쾌적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에서 종이 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을 말합니다. 부모(머리)이기 때문에 종 노릇하는 것(꼬리)이지, 종이기 때문에 종 노릇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인간들 스스로 구원할 수 없기 때문에 종으로 살아가셨습니다. 섬김의 삶을 통하여 그들을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게 하셨습니다. 


예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예수님의 꼬리로 사는 것을 말합니다. 즉의 머리이신 예수님의 일부가 되어, 예수님이 되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가시는 곳에 가고, 예수님이 드시는 것을 같이 먹고, 예수님이 말하면 나는 함께 말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예수님의 몸(꼬리)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나의 제자가 되려면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예수님처럼) 예수님을 따르라'고 충고했습니다.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은 나의 생각을 예수님께 맞추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동으로 가는데 나는 서쪽으로 가서는 안됩니다. 머리는 동으로 가는데 다리는 서로 갈 수는 없습니다. 같이 가야 합니다. 예수님의 일부이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모욕과 수치를 당하시면 함께 수치를 당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고난을 당하면 나도 역시 함께 고난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게 했을 때, 우리를 통해 예수님이 보입니다. 나의 입에는 예수님의 말씀이 나와야하고, 우리의 행동에는 예수님의 행동이 나와야하고, 우리의 삶은 예수님의 향기로 가득차야 합니다. 우리 안에서는 나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부인하고자하는 열정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생명을 담보로하는 훈련과 순종이 필요합니다. 그 훈련은 수도원에서 격리된체 할 수 없습니다. 세상 속에서 해야 합니다. 세상 속에서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도 용의 꼬리도 아니고, 뱀의 머리도 아닌 예수님의 꼬리가 되기를 끊임 없이 노력하고 결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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